2021. 10. 23. 21:55 캘리.언니의 글씨
바람, 어디에서 부는지
티비를 보다가 얼핏 ‘루시드 귤?’ , ‘루시드 농장?’ 이라는 단어를 보고 검색 해보니 루시드 폴이 제주도에서 귤 농장을 하나보더라. 것도 꽤나 오래전에;;
서울대 화학도였던 사람이 음반을 내고 뮤지션의 길을 걷던것도, 그러면서 생명공학 박사가 되었다가 농부라니.
참 재미난 사람이다.
사춘기가 아니라 오춘기를 겪던 시절에 내 mp3플레이어에서 떠나지 않던 노래를 부른 사람이다.
생각난김에 펜을 들고 노래를 들으며 가사를 끄적 거려봤다.
왼쪽은 배운 글씨체
오른쪽은 내가 만든 글씨체
가족들에게 투표를 해보니 오른쪽이 우세했다.
왼쪽 글씨체는 장문을 쓰기에는 아무래도 좀 날카롭지..
이렇게 짧은 글은 이쁜데 말이지.
캘리를 하다보니 내 글씨체가 문득문득 나오는게 좀 힘들었다.
내 글씨체 없애려 참 애 많이 썼는데 오늘 이렇게 두 글씨체를 놓고 드는 생각이…
캘리 한지 얼마 안됐는데 내 글씨체가 참 빠르게도 없어지는구나. 글씨체가 없어지기도 하는구나…
그러다가 내 글씨체를 써보려 하니 기억이 안나서 깜짝 놀랐다.
아니 이게…. 기억이란게 필요한 일인가?
내 손에서 내 글씨가 나온다는건 숨쉬듯이 자연스럽게 나와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정말 놀랐다…
뭔가 소중한걸 잃어버린것 같아서 갑자기 속이 상하기도 하다.
내 글씨 참 예쁜 글씨였는데 그게 없어져서 많이 슬프다.
캘리연습하듯이 집구석 어딘가에 남아있는 내 글씨를 찾아내서 그걸 또 연습 해야 하나 …
📄 : 고쿠요 바인더노트 속지
🖋 : 브라우스 스테노닙
🎼 : 루시드 폴 <바람, 어디에서 부는지>
©️unni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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